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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잘 어울릴수록 오래 산다... 긍정적 사회적 경험이 '노화 속도'까지 바꿔
결혼이나 자원봉사, 모임 참석처럼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사람일수록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어린 시절의 힘든 경험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웨일 코넬 의대·아이칸 의과대학 마운트시나이·애팔래치아 주립대 연구팀은 미국 중년 종단 연구(midus)에 참여한 성인 1,309명을 평균 약 15년간 추적 관찰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 사는지가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신체 노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긍정적 사회 경험과 부정적 사회 경험을 각각 측정했다. 긍정적 사회 경험에는 결혼, 자녀 양육, 자원봉사, 모임 참석, 타인 돌봄 등이 포함됐고, 부정적 경험은 어린 시절(18세 이전)과 성인기에 겪은 힘든 생애 사건, 즉 부모의 약물 문제, 이혼, 가족의 사망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후 추적 기간 중 참가자 본인의 사망 여부와 함께 혈액 검사로 측정하는 '생물학적 나이'와 심혈관·면역·대사 등 신체 전반의 건강 상태를 함께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긍정적 사회 경험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낮고 몸이 더 천천히 늙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은 사망 위험을 42%나 낮추는 효과가 있었고,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것도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것과 연관이 있었다. 반면 어린 시절의 부정적 경험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를 중퇴한 경험이 있는 경우 사망 위험이 약 2배에 달해, 교육 기회 박탈도 장기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것은 이러한 영향이 어떤 경로로 나타나는가였다. 분석 결과, 사회 경험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의 상당 부분이 세포 속 dna의 변화로 측정하는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통해 나타났다. 쉽게 말해 긍정적인 사회적 경험이 많으면 몸이 실제 나이보다 더 젊게 유지되고, 반대로 어린 시절에 힘든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은 몸이 더 빨리 늙는다는 것이다. 염증 수치도 중요한 경로로 확인됐다. 어린 시절 부정적 경험이 많을수록 몸속 염증 반응이 높아지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책임저자인 홀리 프리거슨(holly g. prigerson) 교수는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는 몸이 늙는 속도를 늦추고 수명을 늘리는 실질적인 효과가 있으며, 어린 시절의 힘든 경험은 수십 년이 지나도 몸속에 흔적을 남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더 많이 연결되고 어린 시절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과 수명 연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social experiences and mortality risk: mediating roles of epigenetic aging, allostatic load, and health status: 사회적 경험과 사망 위험: 후성유전학적 노화·이중 부하·건강 상태의 매개 역할)는 2026년 8월 국제 학술지 '엔피제이 에이징(npj aging)'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