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3-226-0200

내분비내과 전문의 추천, '혈당 관리'에 좋은 과일 4가지는?
혈당 관리 중에는 과일 섭취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천연당이 포함돼 있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과일이 혈당에 동일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과일은 오히려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이섬유와 항산화물질, 식물성 화합물이 풍부한 과일을 고르고 섭취 방법에 신경 쓴다면 혈당 관리 식단에도 충분히 포함시킬 수 있다. 연구를 바탕으로 한 근거와 함께,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이 꼽은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과일 4가지를 소개한다.
1. 베리류
베리류는 다른 과일에 비해 당 함량이 낮으면서도 식이섬유와 식물성 화합물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다수의 전문가가 추천하는 과일로 손꼽힌다.
내분비내과 전문의 파스쿠알 데 산티스(pascual de santis, m.d.) 박사는 건강매체 이팅웰(eatingwell)에서, 혈당 관리에 적합한 과일의 조건으로 "저혈당지수, 고섬유질, 폴리페놀이 풍부한 베리류와 같은 과일"이라고 말했다.
2025년 학술지 '저널 오브 뉴트리션(journal of nutrition)'에는 28주간의 무작위 교차설계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당뇨병전단계 성인들이 냉동건조 딸기(생딸기 약 2.5인분 해당량)를 12주간 매일 섭취한 결과, 대조 기간 대비 공복혈당·당화혈색소(hba1c)·인슐린저항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연구는 딸기 한 종류를 정해진 양으로 섭취했을 때의 결과이므로, 모든 베리류를 임의의 양으로 먹었을 때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아나스타시오스 마네시스(anastasios manessis, m.d.) 박사는 베리류를 그릭요거트·견과류·씨앗류에 곁들이거나 샐러드에 넣거나 달걀과 함께 아침 식사로 즐기는 방식을 제안하며, 단백질이나 건강한 지방과 함께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2. 사과
사과는 껍질째 먹을 때 혈당 관리에 더 유용할 수 있다. 아리 에크만(ari eckman, m.d.) 박사는 당뇨병 환자에게 권하는 과일로 사과를 꼽았다. 사과 껍질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소화 속도를 늦추고 당 흡수를 완만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아리 박사는 "사과는 저혈당지수 과일이어서 혈당을 급격히 올리기보다 완만하게 상승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과는 섭취 시점도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022년 학술지 '푸즈(food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혈당조절장애가 있는 참가자 9명을 대상으로 흰쌀밥 섭취 전후로 사과를 먹게 한 결과, 밥보다 사과를 먼저 먹었을 때 식후 혈당 반응이 유의하게 낮았다. 참가자 수가 적어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이르지만, 사과를 먹는 시점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에크만 박사는 사과를 땅콩버터와 함께 먹으면 당 흡수 속도를 한층 더 늦추고 추가적인 혈당 급상승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3. 배
배 역시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과일로, 사과와 마찬가지로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중간 크기 배 한 개에는 크기에 따라 약 5~7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이 껍질에 존재한다. 식이섬유는 소화 속도를 늦춰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사나 간식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급격한 혈당 상승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배의 혈당 관리 효과는 주로 식이섬유에서 비롯되지만, 폴리페놀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도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을 준다. 수분 함량이 높은 편이라 탄수화물 부담 없이 포만감을 채워주는 것도 배의 장점이다.
배는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와 유익한 식물성 화합물의 상당 부분이 껍질에 몰려 있어, 벗기고 먹으면 그만큼 영양가를 덜 챙기게 된다. 견과류 한 줌이나 치즈 한 조각을 곁들이면 당 흡수 속도가 느려져 더 든든하고 균형 잡힌 간식이 된다.
4. 오렌지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면 오렌지 같은 감귤류도 좋은 선택이다. 파스칼 박사는 감귤류에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을 그 이유로 들었다. 폴리페놀은 건강한 혈당 수치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물성 화합물로, 감귤류에 함유된 폴리페놀의 일종인 시트러스 플라바논은 전임상 연구에서 가능성을 보였으나 인체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다.
2021년 학술지 '유러피언 저널 오브 뉴트리션(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리뷰 연구에 따르면, 28만 6,000명 이상이 참여한 5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성인의 감귤 주스 섭취와 당뇨병 발생 위험 증가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주스 형태보다 과육을 통째로 섭취하면 식이섬유까지 함께 얻을 수 있어 더 균형 잡힌 선택이 될 수 있다.
과일 섭취 시 알아두면 좋은 습관
- 단백질이나 건강한 지방과 함께 먹기: 베리류에 그릭요거트와 견과류를 곁들이거나 사과에 땅콩버터를 더하는 식이다. 당 흡수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껍질째 먹기: 사과, 배, 복숭아, 천도복숭아 등 많은 과일은 식이섬유의 상당 부분이 껍질에 들어 있다.
- 섭취량 조절하기: 당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과일이라도 탄수화물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냉동 과일 활용하기: 시럽이나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냉동 과일은 혈당 관리 식단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선택지다. 냉동 과일은 통상 가장 신선한 시점에 수확돼 생과일과 비슷한 영양가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