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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음료, 장 건강에 괜찮을까?...내과 의사가 알려주는 섭취 주의점
다이어트나 체중 관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열량 부담 없이 단맛을 즐기기 위해 '제로(zero)' 음료를 자주 찾는다. 하지만 인공 감미료가 포함된 제로 식품에 장기간 의존할 경우, 오히려 식욕이 자극되고 장 건강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내과 전문의 한지영 원장(킨텍스드림내과)은 "일부 인공 감미료는 대장까지 도달해 장내 미생물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복부 팽만,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있거나 평소 제로 음료를 자주 마신다면 섭취량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제로 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섭취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
설탕이 비만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합니다.
설탕은 대표적인 '빈 칼로리' 식품입니다. 열량은 높지만 포만감을 거의 주지 않아서 자신도 모르게 과식하기 쉽죠. 특히 음료처럼 액상으로 섭취하면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설탕을 자주 먹으면 인슐린이 반복적으로 분비되면서 지방 저장이 촉진되고, 결국 비만이나 당뇨 같은 대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로 식품이 체중 감량에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설탕을 인공 감미료로 대체하면 전체 칼로리가 낮아지니까요. 문제는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불분명하거나 오히려 체중이 늘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로니까 괜찮겠지'라는 심리가 생기면서 섭취량이 늘거나, 함께 먹는 음식의 열량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로 식품은 혈당을 올리지 않는 게 맞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로'라는 표시는 당과 칼로리가 완전히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식품 표기 규정상 100ml 당 당 함량이 0.5g 미만이면 '무당질', 4kcal 미만이면 '무열량'으로 표시할 수 있거든요. 또한 제로 제품과 함께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혈당이 달라질 수 있고, 많은 양을 반복해서 마시면 혈당이 오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로 식품에 들어가는 에리스리톨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던데요.
최근 논문에서 혈중 에리스리톨 농도가 높은 사람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약 9%, 뇌졸중 위험은 약 18%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혈소판을 활성화해 혈전 형성을 촉진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인데요.
다만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연구 대상 자체가 이미 비만이나 당뇨 등 심혈관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이었을 가능성도 있고요. 현재까지 적정량 섭취 시 명확한 위험이 입증된 연구는 없습니다. 과도한 섭취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인공 감미료가 오히려 식욕을 자극하는 경우도 있나요?
일부 연구에서는 단맛이 느껴지지만 실제 열량이 들어오지 않을 때 뇌의 보상 체계가 혼란을 겪으며 식욕이 오히려 늘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다만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반응은 아닙니다. 평소 단맛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분이라면 특히 주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로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입니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사카린, 아세설팜칼륨 같은 인공 감미료는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이 불균형은 복부 팽만이나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은 물론,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당뇨 등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로 음료는 하루에 어느 정도 마셔야 안전한가요?
대부분의 인공 감미료에는 국제기구가 정한 1일 섭취 허용량이 있으며, 일반적인 식생활에서는 이 기준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아스파탐은 체중 1kg당 40mg이 기준인데, 체중 60kg 성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2,400mg - 이는 제로 콜라 약 10캔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일상적으로 이 정도를 마시기는 쉽지 않지만, 하루에 여러 캔을 마시거나 다양한 제로 제품을 여러 개 함께 섭취하는 경우라면 누적섭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로 식품을 고를 때 라벨에서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무설탕' 표시 외에도 어떤 종류의 인공 감미료가 들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세요. 탄수화물, 열량, 나트륨, 지방의 함량도 함께 살펴보고, 식품 첨가물 여부도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다이어트 중에 단 게 당길 때 제로 식품 말고 다른 대안이 있을까요?
과일, 그릭요거트, 견과류처럼 자연스러운 단맛과 포만감을 함께 주는 간식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요. 평소 식사에서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충분히 챙기면 단 음식에 대한 욕구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