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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이제 먹는 약도 나온다"... 적정 사용법과 부작용은?
다이어트 약은 부작용이 매우 심하고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주된 담론이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비만 치료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고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치료제가 체중을 15~22%까지 줄인다는 결과가 나오며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는가 하면, 미국에서는 이 계열의 '먹는 약'까지 출시돼 국내 도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편리해진 만큼 오남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복용자의 60%가 비만이 아닌데도 약을 먹고, 73%가 부작용을 겪었다는 보고서까지 나왔다. 이런 비만 치료제의 사용 기준과 부작용들에 대해 가정의학과 전문의 전승엽 원장(잠실에프엠의원)에게 자세히 물었다.
최근 비만치료제 사용자의 60%는 비만이 아니고, 그중 73%가 부작용을 겪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진료 현장에서도 체감하시나요?
네, 많이 체감합니다. 7~8년간 다이어트 진료를 해왔는데, 비만이 아닌데도 미용 목적으로 오시는 분이 꽤 많습니다. 그런 경우 약의 강도를 조절해서 처방하기도 하지만, 부작용을 겪는 분이 많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모든 약에는 작용이 있으면 부작용도 있게 마련이고, 빨리 또는 많이 빼고 싶어 무리하다 보면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만이 아니어도 다이어트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나요?
엄밀히 말하면 없습니다. 정식 비만 치료제는 bmi(체질량지수)라는 기준이 있어서, 그 기준에 맞을 때만 처방이 권장됩니다. 물론 비만 치료제는 아니지만 식욕을 억제하거나 열 발산을 돕는 보조 약들을 조합해 쓰는 경우가 있는데, 정식 비만 치료제는 비만이 아니면 쓰지 않는 것이 좋고, 정확히는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약 종류가 정말 다양한데, 크게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다른가요?
큰 흐름은 '먹는 약'에서 '주사제'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20년 전부터 쓰던 먹는 약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식사를 조절하고 포만감을 주며 열을 발산시키는 식욕 억제 계열이고, 다른 하나는 지방 흡수를 억제해 실제로 변으로 배출시키는 계열입니다. 이 약들이 많이 쓰이긴 했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 않고 문제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주사제가 나오면서 식욕 억제의 원리 자체가 달라졌고,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각각 어떤 부작용이 있나요?
예전 먹는 식욕 억제제 중 '너무 부작용이 세서 못 먹겠다'고 하셨던 건 대부분 향정신성 각성제 계열입니다. 교감신경을 자극해서 심장이 빨리 뛰고 두통이 오고 잠을 못 자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을 때 같은 느낌이죠. 체중은 빨리 빠지지만 그 자체로 몸에 안 좋아서 요즘 의사들은 잘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흔히 말하는 '나비약'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지방 흡수 억제제는 지방변 같은 불편함이 있고, 최근 사용되고 있는 주사제는 포만감을 주는 원리이다 보니 메스꺼움이나 심하면 구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주사제는 누구에게 적합하고, 둘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 약들의 체중 감량 효과는 어마어마합니다. 15%, 나아가 22%까지 감량되는데, 이전에는 없던 수준이라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혁명적인 약입니다. 그래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분은 먹는 약 대신 주사제를 먼저 시작하고, 반대로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으면 굳이 이 약을 쓰지 않고 먹는 약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주사를 두려워하거나 소아·청소년의 경우는 어렵습니다.
두 약의 차이를 보면, 위고비는 최초로 나온 2세대 비만 치료제로 glp-1 단일 성분입니다. 마운자로는 여기에 gip를 더해 두 가지로 작용해서 감량 효과가 조금 더 큽니다. 다만 어떤 약이 맞을지는 진료실에서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약 모두 원래 당뇨 치료제로 개발돼 허가받았고, 살이 빠지는 효과 덕분에 비만 치료에도 쓰이게 된 것입니다.
미국에서 먹는 glp-1 약 '오르포글리프론'이 승인됐다고 합니다. 기존 주사제와 어떻게 다른가요?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 시장이 정말 커지고 있습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더 편한 약을 내놓아야 하니 주사제에서 먹는 약으로 가려는 것이죠. 미국에는 이미 먹는 위고비, 먹는 마운자로 계열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래 신약이 국내에 들어오려면 1~2년이 걸렸는데, 워낙 수요가 많다 보니 제조사에서 국내에 더 빨리 들이려는 노력도 하는 것 같습니다.
차이점은, 먹는 약이라 복용 편의성은 좋아지지만 주사제만큼 강력하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임상 결과에서도 먹는 약의 감량 효과가 약 12%로, 마운자로 22%에 비하면 절반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 정도로 충분한 분에게는 먹는 약을 처방하고, 고도비만이라 처음에 확실히 빼야 하는 분은 주사제를 쓰다가 나중에 유지 목적으로 먹는 약으로 넘어가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비만 치료제를 써도 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가르는 기준이 있나요?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원칙은요?
bmi 기준이 있습니다. 체질량지수 30 이상, 혹은 27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먹는 약이 나와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봅니다.
비만 치료제 사용의 대원칙은 처음부터 강한 용량을 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정말 큰일 납니다. 주사제는 구역질이나 구토가 문제라 일주일 내내 구토할 수도 있어요. 빨리 빼고 싶은 욕심은 나겠지만 1단계부터 차근차근 올려야 합니다. 먹는 약도 마찬가지인데, 식욕 억제가 강할수록 체중이 빨리 빠지지만 요요 확률이 정말 높아집니다. 너무 안 먹으면 우리 몸이 비상 상황으로 인식해 오히려 식욕을 확 올려버리기 때문입니다.
약을 끊으면 요요가 올까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어떻게 막을 수 있나요?
비만 치료제는 체중이 내려가고 그대로 고정되는 약이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계속 사용하는 약입니다. 고도비만이라 20~30kg을 뺀 분들도 끊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안 쓰면 다시 허기가 지고 먹고 싶은 게 많이 생각나 당황스럽다고들 하시죠. 그래서 갑자기 끊기보다 용량을 줄이거나, 일주일에 한 번 맞던 것을 8일, 9일 간격으로 늘려가며 서서히 끊어야 합니다. 그래야 몸도 약효가 빠진다는 신호를 받아 요요 방지에 유리합니다. 이걸 테이퍼링이라고 하는데, 모든 약물은 이렇게 서서히 줄이는 원칙이 있습니다. 전체 기간은 목표에 따라 다르지만 20~30kg을 빼야 한다면 최소 6개월, 유지까지 6개월은 생각하셔야 합니다.
온라인에서 비만 치료제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위험하지 않나요?
비만 치료제는 개인이 스스로 판단하기 매우 어렵고 반드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약입니다. 불법일 뿐만 아니라, 잘 쓰는 방법과 못 쓰는 방법이 따로 있어서, 온라인에서 고가에 사서 '알아서 빠지겠지' 하고 썼다가 감량은 없이 고생만 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영양제처럼 가볍게 쓸 약이 절대 아니고, 반드시 비만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합니다.
비만이 외모가 아닌 건강 문제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으실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비만은 병입니다. 체중이 늘면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르는데, 체중이 내려오면 이 수치들도 다 떨어지고 약을 끊을 수 있는 분도 많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질환과 연결돼 있는데, 체중 때문에 우울감이 들기도 하고 근골격계 질환과도 크게 연관됩니다. 그래서 정형외과에서도 무릎이 아픈 환자에게 체중 감량 목적으로 많이 쓰고, 이비인후과에서는 수면무호흡 치료에 활용합니다. 실제로 마운자로는 수면무호흡에 대한 허가 사항도 있어 그때 처방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만 치료제를 고민하거나 이미 쓰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약을 처방 받으러 오는 환자에게 저는 먼저 "빼고 나서 유지할 동기가 있느냐"부터 물어봅니다. 이 약은 체중을 내리고 고정시키는 약이 아니라서, 그 기회에 식단과 운동을 계속 유지할 동기를 찾아야 하거든요. 비만 치료제는 하나의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의미가 큽니다. 지금 쓰고 계신 분들도 간단히 생각할 약은 아니니, 반드시 전문의의 가이드를 통해 건강하게 관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