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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로 10분 만에 혈관 질환 진단... 국내 연구진, 초고속 플랫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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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혈장 한 방울만으로 약 10분 안에 혈관 질환과 관련된 분자 신호를 분석할 수 있는 초고속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복잡한 전처리 과정 없이도 병을 알려주는 핵심 물질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어, 시간이 생명인 응급 진료 현장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홍선기 교수 공동연구팀은 혈장 속 '세포외소포'를 별도로 분리하거나 마이크로rna를 추출하는 과정 없이, 약 10분 만에 마이크로rna를 직접 검출하는 플랫폼 'safe(sonication-assisted liposome fusion with extracellular vesicle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세포외소포는 우리 몸의 세포가 밖으로 내보내는 수십~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입자다. 이 안에는 몸속 상태를 알려주는 단백질과 유전물질, 마이크로rna 등이 담겨 있어 최근 혈액검사만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액체 생검'의 핵심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 마이크로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작은 rna 조각으로, 질환의 종류에 따라 양과 종류가 달라져 진단 지표로 활용된다.

문제는 그동안 이 세포외소포를 분리하고 그 안의 rna를 뽑아내는 과정이 매우 복잡했다는 점이다. 여러 단계의 전처리를 거쳐야 하다 보니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문 장비와 숙련된 인력이 필요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신속하게 활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음파를 이용해 리포좀(세포막과 비슷한 지질로 만든 작은 주머니)과 세포외소포를 빠르게 하나로 합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융합 입자 안에는 특정 마이크로rna와 결합하면 형광 신호를 방출하는 '분자 비콘'이 실린다. 이 분자 비콘이 세포외소포 내부로 직접 전달되므로 별도의 rna 추출 없이 마이크로rna를 곧바로 검출할 수 있어, 전체 분석 시간을 약 10분으로 줄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플랫폼이 실제 환자 진료에도 쓰일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심혈관질환 환자 20명과 건강한 사람 15명의 혈장을 safe 플랫폼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심장 근육 손상이 있을 때 증가하는 대표적 마이크로rna인 'mir-133a'와 'mir-208a'를 각각 약 91.4%의 정확도로 검출했다.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에서 심근 손상 여부를 놓치지 않고 짚어낸 셈이다.

연구팀은 이 플랫폼을 앞으로 응급실처럼 빠른 판단이 중요한 의료 현장에 활용하면 혈관 질환을 신속하게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암, 신경퇴행성질환, 안과 질환 등 다양한 질환으로도 세포외소포 기반 분자 진단 기술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는 "이번 연구로 복잡했던 세포외소포 분석을 단 10분 만에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safe 플랫폼이 향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질환을 신속·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gist 화학물리학과 홍선기 교수는 "safe 플랫폼은 세포외소포를 분리하거나 rna를 추출하지 않고도 혈장에서 직접 마이크로rna를 분석할 수 있는 간편한 분자 진단 기술"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임상 검증을 확대해,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진단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safe: a mix-and-read assay for mirna detection in extracellular vesicles from unprocessed plasma toward clinical disease diagnosis: 미처리 혈장 내 세포외소포 마이크로rna 검출을 위한 혼합-판독형 분석법 safe, 임상 질환 진단을 향하여)는 2026년 8월 나노과학 및 바이오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에 게재되었으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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