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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마셔도 생기는 지방간, 성인 4명 중 1명꼴... 위고비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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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24.1%)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으로 불리던 이 병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비만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 이상과 맞물려 생기며, 방치하면 간경변이나 심혈관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이번 연구에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지방간을 가질 가능성이 최대 32%까지 낮았다. 하지만 반대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원인과 위험성, 회복 방법까지 소화기내과 이윤석 교수(가천대학교 길병원)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술이 아니라 '대사 이상'이 문제... '지방간' 이름이 바뀐 이유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 위험요인을 함께 가지게 되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으로 불렸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기준보다 대사 이상이 질환의 핵심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명칭이 바뀌었다. 흔히 말하는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쌓인 상태를 폭넓게 이르는 표현으로, 그 원인은 술, 대사 이상, 약물, 유전질환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대사 이상과 관련된 지방간이 바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다.

하지만 아직도 지방간을 '술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지나친 음주도 그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핵심 원인은 술이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중심으로 한 대사 이상이다. 이윤석 교수는 "비만, 특히 내장지방이 늘면 인슐린 작용이 떨어지면서 지방조직에서 지방산이 많이 방출돼 간으로 흘러 들어간다. 여기에 간에서 지방을 만드는 과정까지 늘어나 지방이 쌓이게 되고, 이 상태가 계속되면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으로 간세포가 손상되며 지방간염과 간섬유화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복부비만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지방간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유병률이 높아지는 배경으로는 비만과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고열량·고당분 식습관, 가공식품과 당이 많은 음료 섭취, 운동 부족과 좌식 생활 등이 두루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겉으로 심하게 비만하지 않더라도 내장지방과 복부비만이 있고 대사 이상이 동반되면 지방간이 나타날 수 있다.

자각 증상 없는 지방간... 건강검진에서 눈여겨볼 수치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혈액검사의 ast, alt, 감마-gtp 수치와 복부초음파 등으로 확인하며, 필요하면 간섬유화 스캔 검사로 섬유화 정도를 평가한다. 간질환 측면에서는 지방이 얼마나 쌓였는지보다 간섬유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나이와 ast, alt, 혈소판 수치를 이용하는 fib-4 지표도 간섬유화 위험을 선별하는 데 활용된다.

간수치별로 의미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다. ast와 alt는 간세포가 손상될 때 올라가는 효소인데, 이 중 alt가 상대적으로 간에 더 특이적이다. 이윤석 교수는 "ast는 근육이나 심장 등 다른 조직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감마-gtp는 간·담도계 이상에 민감해 음주, 지방간, 담즙 정체, 약물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 한 가지 수치가 간 건강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간수치가 정상이어도 지방간이나 간섬유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섬유화 검사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지방간이 부르는 심혈관질환... 비슷한 발병 원인 때문
지방간은 단순 지방간에서 지방간염, 간섬유화,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간암 위험도 높아진다. 간경변이 심해지면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위험이 간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방간 환자는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 간뿐 아니라 전신 건강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간 질환이 심장·혈관 건강까지 위협하는 이유는 두 질환이 비슷한 발병 원인을 갖기 때문이다. 이윤석 교수는 "두질환 모두 인슐린 저항성, 내장지방, 이상지질혈증, 만성 염증이 큰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대사 이상이 지속되면 혈중 지질 상태가 나빠지고 염증 반응과 혈관 내피 기능 이상이 나타나 동맥경화를 부추길 수 있다. 결국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낀 상태'에 그치지 않고 전신 대사 이상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인 셈이다.

glp-1 계열 약도 지방간 치료에 사용... 핵심은 생활습관 교정
치료의 기본은 생활습관의 교정이다 이 교수는 "체중 감량과 식습관 개선, 운동이 중요하고, 여기에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과체중인 경우 체중의 5% 이상을 줄이면 간내 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고, 7~10% 이상 감량하면 염증과 섬유화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데, 비만·당뇨병 치료에 쓰는 glp-1 계열 약물이 체중과 대사를 개선해 간내 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실제로 glp-1 계열 약물인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는 섬유화가 진행된 지방간염 환자의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모든 지방간 환자에게 약물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국내 허가 여부와 섬유화 단계 등을 고려해 전문의가 결정해야 한다.

초기 지방간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다. 체중을 줄이고 운동과 식습관을 개선하면 간에 쌓인 지방과 염증이 줄고, 일정 단계의 간섬유화도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간경변까지 진행하면 정상 간으로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어, 증상이 없을 때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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