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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고 추위 많이 탄다면... 국내 72만 명 돌파한 '이 질환', 방치하면 심혈관질환 위험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도 피로가 가시지 않고, 한여름에도 추위를 타거나 기온 변화에 민감하다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닌 갑상선의 문제일 수 있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우리 몸의 대사와 에너지 사용을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피로감이 지속되고 무기력감, 집중력 및 기억력 감소, 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한여름에도 추위를 타거나 얼굴과 손발이 붓고 피부가 거칠어질 수 있다.
8월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72만 3,831명으로 2021년보다 12% 이상 증가했으며, 여성 환자는 59만 6,352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82%를 차지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거나 그 작용이 부족해 신체의 대사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질환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훨씬 높은 빈도로 발생하며 중년 이후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윤지영 교수(고려대 안산병원)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다시 호르몬 부족 상태가 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갑상선 기능 검사를 통해 약의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에게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부터 원인, 임신과 심혈관질환과의 관련성, 진단 및 치료법까지 자세히 들어봤다.
피로감부터 체중 증가, 기온 변화 민감, 변비...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감과 무기력감,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 체중 증가, 변비, 피부 건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빠지는 증상, 근육통,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로나 수면 부족, 스트레스, 노화 등에서도 피로감이나 무기력, 체중 증가, 집중력 저하 등이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컨디션 저하로 생각하기 쉽다. 이에 윤지영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고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증상이 지속되거나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날 경우 검사를 통해 갑상선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여름에 유독 추위를 타는 것도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에너지 소비와 열 발생에 관여하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는 대사 활동과 열 발생이 감소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비해 유독 추위를 많이 타거나 손발이 차다고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더위를 견디기 어렵고 땀이 많아지는 증상은 일반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보다는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 더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윤 교수는 "단순히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는 것만으로 갑상선 질환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전보다 갑자기 추위를 많이 타면서 피로감이나 체중 증가, 변비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갑상선 기능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하시모토 갑상선염... "가족력도 무시 못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가 갑상선을 공격하면서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갑상선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게 된다.
이외에도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성요오드 치료 이후, 아미오다론(amiodarone) 등 일부 약물 복용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 요오드의 과다 또는 부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갑상선 자체의 문제로 발생하지만, 드물게 갑상선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뇌하수체나 시상하부의 이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여성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흔한 이유 역시 대표적인 원인인 자가면역질환과 관련이 있다. 윤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여성에게 많은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대표적인 원인인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여성에서 더 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족력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모나 형제자매 등 가족 중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가족력이 있다고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임신 계획 있다면 정기 검사 통해 호르몬 수치 유지해야
갑상선호르몬은 여성의 배란과 생식 기능뿐 아니라 임신 초기 태아의 성장과 신경계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으면 월경과 배란에 영향을 줘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임신 중에는 유산이나 조산, 임신중독증 등 여러 임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다고 해서 임신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적절하게 조절하면 대부분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
윤지영 교수는 "기존에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임신을 계획할 때부터 의료진과 상의해 갑상선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임신 중이라고 갑상선호르몬제를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임신을 하면 갑상선호르몬 필요량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사실을 확인한 뒤에는 의료진에게 알리고 tsh와 유리 t4 등의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약물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악화되면 갑상선암 된다? "서로 관련 없는 다른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갑상선암을 같은 질환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두 질환은 기본적으로 다르다. 윤지영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갑상선암은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질환이며,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시간이 지나 갑상선암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지는 '기능의 문제'인 반면, 갑상선암은 갑상선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종양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향후 암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방치 시 콜레스테롤 대사, 심혈관 기능에 영향 미칠 수 있어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 부족에 따른 대사 저하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대사와 심혈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기간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으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등 지질대사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혈관 저항이 증가하면서 일부 환자에서는 특히 이완기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장기간 지속되면 동맥경화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갑상선기능저하증이 곧바로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령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정도, 지속 기간뿐 아니라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흡연 등 기존 심혈관 위험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는 상태가 반대다. 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상태이고, 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한 상태다. 기능항진증에서는 심박수가 빨라지고 두근거림이나 부정맥 등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기능저하증과 차이가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가 기본... 필요시 갑상선 초음파 검사 시행
갑상선 기능 이상은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대표적으로 갑상선자극호르몬(tsh)과 유리 t4를 측정한다.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뚜렷한 경우에는 tsh가 증가하고 유리 t4가 감소하지만, 초기 또는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는 tsh만 증가하고 유리 t4는 정상 범위일 수 있다.
주요 원인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자가항체 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되며 혈액검사 결과와 임상 증상을 종합해 평가한다. 갑상선이 커져 있거나 결절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추가할 수 있지만,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모두에게 초음파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치료의 기본은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하는 것이다. 다만 환자의 연령과 체중, 원인, 호르몬 수치, 임신 여부, 심혈관질환 등 동반질환에 따라 필요한 용량과 치료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경미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tsh 수치와 증상, 연령, 임신 여부, 갑상선 자가항체 등을 종합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증상 좋아져도 임의로 약 중단해선 안 돼
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tsh 등을 확인하면서 약물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수치가 안정된 이후에도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지영 교수는 "갑상선호르몬제를 너무 적게 복용하면 기능저하 상태가 지속될 수 있고, 반대로 과도하게 복용하면 기능항진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임의로 용량을 조절하거나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다시 호르몬 부족 상태가 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갑상선 기능 검사를 통해 약의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약을 복용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레보티록신은 음식이나 철분·칼슘제 등과 함께 복용하면 흡수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처방받은 복용 방법을 따르고 일정한 방식으로 복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