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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산이 자녀 수명이나 건강에 영향 준다?... 기존 학설 뒤집는 '새로운' 근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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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학계에선 어머니가 노화하면 노화한 dna를 자녀가 물려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나이가 들어 출산하면 자녀의 수명이나 건강, 번식력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생물학계의 오랜 관찰 결과다. 그런데 최근 어머니 난자 속 dna가 노화로 손상되지 않는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해양생물학연구소(marine biological laboratory) 연구팀은 해산 윤충류(marine rotifer)의 일종인 수생 미생물(brachionus manjavacas) 2개 계통을 활용해 어미의 나이가 자손과 다음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 3세대에 걸쳐 분석했다. 연구팀은 늙은 어미에게서 나타난 영향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계속 쌓이는 현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어머니의 나이에 따라 특정 유전자를 켜고 끄는 스위치 방식이 달라져 자녀에게 전달된다고 밝혔다.

미세 수생 동물인 윤충(rotifer)은 수명이 약 1~4주로 짧아 여러 세대의 변화를 비교하기에 적합한 생물이다. 연구팀은 brachionus manjavacas의 서로 다른 2개 계통인 bmanrus와 bmanl5를 대상으로, 어린 어미와 나이 든 어미에게서 태어난 개체를 나눠 3세대 동안 키우면서 각 개체의 수명과 평생 낳은 자손 수, 번식 기간 등을 매일 기록했다. 어린 어미는 3일령, 나이 든 어미는 계통에 따라 10~11일령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bmanl5 계통에서는 어린 어미에게서 태어난 윤충이 나이 든 어미에게서 태어난 윤충보다 1세대와 2세대에서 평균 2일 조금 넘게 더 오래 살았지만, 3세대에서는 어미 나이에 따른 수명 차이가 사라졌다. 반면 bmanrus 계통에서는 오히려 나이 든 어미의 자손이 평균적으로 더 오래 살았지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특정 유전자형에서는 오히려 고령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녀가 더 오래 사는 예외적인 현상이 관찰됐다.

평생 낳은 자손 수 역시 계통에 따라 방향이 반대였다. bmanrus에서는 나이 든 어미의 자손이 더 많은 자손을 낳았고, bmanl5에서는 어린 어미의 자손이 더 많은 자손을 낳았다. 손상된 dna 염기서열은 단 한 세대 만에 저절로 복구될 수 없기에 연구팀은 노산이 dna 염기서열의 영구적 손상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영향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계속 커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3세대째에 조부모와 어미의 나이 조합을 바꿔 효과가 되돌아가는지도 확인했다. bmanl5에서는 어린 어미의 자손이 더 많은 자손을 낳는 효과가 어미의 나이를 바꾸자 한 세대 안에 완전히 되돌아왔다. 반면 수명이나 일부 번식 관련 지표에서는 이전 세대의 영향이 일부 남아 완전히 되돌아가지 않았다. 즉, 어미의 나이가 자손에게 미치는 영향은 하나의 규칙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어떤 형질을 살펴보느냐와 유전적 배경에 따라 달라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단순히 '어머니의 나이가 많으면 그 영향이 자녀와 손주에게 계속 쌓인다'는 설명과는 맞지 않는다"며 "노산이 무조건 나쁜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dna의 변화나 자원 전달만으로 설명하기보다는 후성유전적 변화나 미토콘드리아와 관련된 과정이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틴 그리블(kristin e. gribble) 연구진은 "어머니의 나이가 수명과 번식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세대에서 서로 얽혀 나타나며, 단순히 한 방향으로 누적되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transgenerational and intergenerational maternal age effects exhibit complex, genotype-specific patterns of inheritance: 세대 간 및 세대 간 모계 연령 효과는 복잡하고 유전자형 특이적인 유전 양상을 보인다)는 2026년 8월 20일 국제 학술지 '미국 자연주의자(the american naturalis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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