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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도 넘는 일교차, 심근경색 위험 키운다... 환절기 심장 건강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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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북쪽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고, 일교차는 10도 이상으로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이렇게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환절기가 되면 사람들은 흔히 감기부터 걱정하지만, 정작 조심해야 할 곳은 바로 심장이다.

특히 심장 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모닝 서지' 때문이다. 자고 일어난 직후 혈압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중증 심혈관질환 대부분이 기상 후 3시간 안에 발생한다. 문제는 이런 일을 겪은 환자의 절반가량이 그 전까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정작 위험한 순간에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9월 29일, 세계 심장의 날을 맞아 심장내과 정재훈 교수(가천대학교 길병원)의 도움말로 극심한 일교차가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이유와 예방법을 짚어봤다.

추워지면 혈관 수축하고 혈액은 굳기 쉬워져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 몸은 체온을 지키려고 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말초혈관이 좁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이 늘면서 혈압·심박수·심장 부담이 함께 커진다. 정재훈 교수는 "심장이 필요로 하는 산소는 늘어나는데, 동맥경화가 있는 관상동맥은 충분히 확장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수축해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흔히 '피가 끈적해진다'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는 혈액이 굳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이런 변화만으로 멀쩡한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것은 아니다. 정 교수는 "핵심은 이미 관상동맥에 있는 취약한 죽상경화반(혈관 벽에 쌓인 지방질 병변)"이라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과 혈류 변화가 이 병변을 터뜨리거나 표면을 벗겨내고, 그 자리에 혈소판이 달라붙어 혈전이 생기면 관상동맥이 막혀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환절기에는 혈관 수축뿐 아니라 혈압 상승, 심장의 산소 요구량 증가, 혈액 응고 경향이 동시에 커진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연구에서도 기온과 심근경색의 연관성이 확인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기상청 자료를 연계한 관찰 연구에 따르면 2005~2014년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봄(63.1명)이 가장 높고 겨울(61.3명), 가을(59.5명), 여름(57.1명) 순이었으며 월별로는 3월과 12월이 두드러졌다. 계절보다 하루 기온 차가 클수록 발생이 늘었고, 일교차 8~10℃ 구간에서 가장 많았다.

다만 정 교수는 "봄·가을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 낮은 기온과 급격한 기온 변화가 심장에 부담을 주고 큰 일교차가 반복되는 환절기에 그 영향이 두드러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설명했다. 고령자와 고혈압 환자, 기존 관상동맥 질환자는 체온과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아침 혈압, '상승 폭'보다 '절대 수치'가 중요
잠자는 동안 낮아졌던 혈압은 기상 후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시 올라간다. 이른바 '모닝 서지'다. 정재훈 교수는 "아침 혈압 상승 자체는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라면서도 "상승 폭이 지나치거나 아침 혈압이 높게 유지되면 심혈관 위험과 연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오전 시간대에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패턴을 보인다.

그렇다면 위험 기준은 어떻게 될까. 이에 정 교수는 "몇 mmhg 이상이면 위험하다는 보편적 기준은 아직 없다"라고 답했다. 고령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야간 최저 혈압보다 기상 후 수축기 혈압이 55mmhg 이상 오른 경우 뇌졸중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후 연구마다 모닝 서지를 정의하는 기준이 서로 달라 하나의 절대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상승 폭 하나보다 아침 시간의 절대 혈압을 함께 본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가정혈압 135/85mmhg 이상을 고혈압으로 규정한다. 정 교수는 "아침 혈압이 지속적으로 이 수준을 넘는다면 혈압 조절 상태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젊다고 안심 금물... 극심한 흉통 수 분 이상 지속되면 위험신호
심근경색은 중장년층만의 병이 아니다. 정재훈 교수는 "20~30대라고 해서 심근경색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라며 "절대적인 발생률은 중장년층보다 낮지만, 흡연, 이상지질혈증, 비만,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으면 젊어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여성에서는 혈관 벽이 저절로 찢어지는 '자발성 관상동맥 박리'가, 젊은 층 전반에서는 관상동맥 경련이나 약물 사용, 혈전성 질환도 상대적으로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건강검진이 정상이었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어도 관상동맥에 동맥경화반이 있을 수 있고, 그동안 증상이 없던 병변이 갑자기 터지면서 심근경색이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정 교수는 젊은 환자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로, 흉통을 근육통이나 위염으로 여기거나 과로·스트레스 탓으로 넘기는 것을 꼽았다.

의심해야 할 신호는 비교적 분명하다. 가슴 중앙이 짓눌리거나 쥐어짜듯 무겁게 느껴지는 통증이 수 분 이상 지속·반복된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식은땀·호흡곤란·메스꺼움·현기증이 함께 나타나거나 팔·어깨·턱·등으로 통증이 퍼진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즉시 대응이 필요하다. 정 교수는 "평소와 다른 강도의 흉통이 10~20분 이상 지속되면 119를 이용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라며 "젊어서 괜찮겠지'라고 판단하며 대응을 늦추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라고 경고했다.

골든타임과의 싸움... "막힌 혈관, 최대한 빨리 열어야"
실제 응급실에서의 대응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대부분은 심장내과 치료만으로 충분하다. 다만 심인성 쇼크나 심장 근육 파열 같은 기계적 합병증이 동반되면 중환자의학팀·흉부외과가 함께 치료 전략을 세운다. 신장 기능 저하, 중증 출혈,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겹칠 때는 해당 전문과가 협진한다.

정 교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은 막힌 관상동맥을 최대한 빨리 다시 열어주는 것"이라며 "이후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같은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교정해 재발 위험을 낮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족력 있다면 평상시 관리해야
그렇다면 증상에 취약한 위험군은 없을까. 만약 부모나 형제자매가 심근경색·뇌졸중을 앓았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정재훈 교수는 "남성은 55세 이전, 여성은 65세 이전에 관상동맥질환이 생긴 조기 심혈관질환 가족력은 본인의 향후 위험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족력이 있다고 환절기에만 특별한 검사를 반복할 필요는 없다"라며 "평소 숨어 있는 위험 인자를 얼마나 철저히 확인하고 관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혈압, 혈당(또는 당화혈색소), ldl 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이 발생한 가족이 있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매우 높다면 유전성 고지혈증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lp(a) 검사도 고려할 만하다. 이 수치는 대부분 유전으로 결정돼 식사나 운동으로 크게 변하지 않는 위험인자로, 조기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을 때 특히 검사 가치가 높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모든 성인이 평생 한 번은 측정할 것을 권고한다.

독감 백신도 예방책... "기상 직후엔 무리한 움직임 삼가야"
예방 전략에는 백신 접종도 포함된다. 정 교수는 심혈관질환 환자는 인플루엔자 감염 자체가 심혈관 사건의 유발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독감 예방접종도 중요한 관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일상에서 가장 강조하는 수칙에 대해 정 교수는 "기상 직후 갑자기 추위에 노출된 상태에서 무리한 활동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침에는 원래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혈압과 심박수가 오르는데, 여기에 찬 공기까지 더해지면 혈관이 더 수축한다. 이 상태에서 빠르게 걷거나 뛰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면 심장의 산소 요구량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고혈압 환자라면 기상 후 1시간 이내 가정 혈압 확인과 약 복용이 핵심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소변을 본 뒤 아침 식사와 복약 전에 1~2분간 앉아 안정을 취한 후 혈압을 두 번 측정하도록 권고한다. 반복해서 135/85mmhg 이상이라면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정 교수는 "약을 아침에 먹느냐 저녁에 먹느냐보다 매일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환절기 심혈관 사고를 막는 핵심은 급격한 온도 변화와 갑작스러운 신체 부담을 피하면서 평소 혈압과 위험인자를 꾸준히 관리하는 데 있다. 이불 속에서 몸을 충분히 깨우고 외출 전 옷차림으로 체온을 지키는 작은 습관이, 심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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