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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된 심장, 수혜자 나이에 맞춰서 생물학적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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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의 심장을 이식받으면 몸도 젊어질까?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장 이식 후 기증자의 심장이 원래 나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식받은 사람의 나이에 맞춰 생물학적 나이가 변한다는 것이다.

제시 r. 포가닉(jesse r. poganik)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앤여성병원 유전학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생쥐 실험과 사람의 심장이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젊은 개체에 이식한 나이 든 심장은 분자 수준에서 젊어지는 반면 젊은 심장을 나이 든 개체에 이식하면 노화가 빨라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번 발견은 장기의 생물학적 나이가 이식받는 사람의 체내 환경에 따라 역전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만성적인 장기 기증 부족 사태를 해결할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심장 이식 건수가 늘고 있지만 장기 부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고령 기증자의 심장도 젊은 수혜자에게 이식된 뒤 생물학적으로 젊어질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향후 기증 가능한 장기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쥐들을 이용해 나이가 다른 쥐들 간에 심장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생후 3개월의 젊은 쥐, 1년 된 중년 쥐, 1.5년 이상 된 늙은 쥐 사이에서 이식을 수행한 뒤 4~6개월 후 조직을 관찰했다. 또한, 실제 심장 이식을 받은 인간 환자 11명의 심장 조직 표본과 이식 1년 후 환자 수백 명이 받은 심장 기능 검사 결과도 함께 분석했다. 이 환자들의 경우 장기 기증자와 수용자 간의 나이 차이가 최소 24세 적은 경우부터 최대 50세 많은 경우까지 매우 다양했다.

분석 결과, 이식된 심장의 세포의 노화 정도를 알려주는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지표가 이식받은 사람의 나이에 빠르게 맞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dna 메틸화는 dna에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메틸기(ch3)가 결합하는 후성유전학적 지표다. dna에 메틸화가 일어나면 유전자의 염기서열에는 변함이 없지만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거나 촉진되면서 생명현상이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연구팀이 늙은 쥐의 심장을 젊은 쥐에게 이식하자 심장의 노화 패턴이 역전되며 생물학적으로 젊어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반대로 젊은 심장을 늙은 환경에 이식하면 노화가 촉진됐다. 실제 인간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심장 이식 1년 후 최대 산소 섭취량이나 운동 능력 같은 심장 기능은 기증자의 나이가 아닌 이식받은 환자의 나이와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장기가 본래 가지고 있던 나이라는 시계가 새로운 몸이라는 환경에 맞춰 다시 설정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치 헌 자동차 부품을 새 자동차에 끼워 넣었을 때 새 차의 시스템에 동화되어 더 활발하게 작동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놀랍게도 이식된 심장만 수용자의 나이를 따라갈 뿐, 이식받은 쥐의 원래 간이나 혈액 등은 이식된 장기 때문에 갑자기 늙거나 젊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에 미토콘드리아와 염증·대사 관련 경로가 관여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젊은 심장을 나이 든 개체에 이식했을 때에는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유전자 활동이 감소한 반면, 나이 든 심장을 젊은 개체에 이식했을 때에는 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팀은 아직 어떤 물질이나 신호가 장기의 나이를 변화시키는지 정확히 규명하지 못했으며, 사람에서 관찰한 분자 분석도 11명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임상 기능 분석은 이식 후 1년 시점에 한정돼 있어, 이 같은 '젊어짐'이 장기간 유지되거나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바딤 글래디셰프(vadim n. gladyshev) 브리검여성병원·하버드의대 유전학부 박사는 "장기의 생물학적 나이 감소가 인간 이식 환자의 장기적인 임상 결과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transplanted hearts assimilate the recipient's biological age: 이식된 심장은 수혜자의 생물학적 나이에 동화된다)는 2026년 9월 18일 사전공개 논문 서버 'biorxiv'에 공개됐다. 해당 논문은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연구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9월 29일 해당 연구를 주요 뉴스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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