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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WPRO, 하남 '케어허브' 방문... "시니어 치료 후 회복?일상 복귀 돕는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병원 치료 이후의 회복과 일상 복귀를 돕는 '중간 돌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치료가 끝났더라도 입원 과정에서 저하된 신체·인지 기능이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곧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퇴원 이후에도 일정 기간 건강과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2026년 7월 경기 하남에 문을 연 민간 통합 케어 공간 '케어허브(care hub)'는 이러한 병원과 집 사이의 돌봄 공백에 주목한 '중간집' 모델의 시니어 건강관리 시설이다. 의료기관에서의 치료 이후 또는 건강과 기능의 회복이 필요한 시니어가 일정 기간 머물며 신체·인지·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한 뒤 다시 자신의 일상과 지역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who wpro 방문단, 한국형 민간 '중간집' 모델 살펴... '케어허브' 현장 방문
지난 9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wpro) 방문단이 케어허브를 찾았다. 방문단은 데이터·전략·혁신부(data, strategy and innovation·dsi)로, 해당 부서는 디지털 기술의 윤리적 개발과 활용, 보건정보시스템 강화, 건강한 고령사회를 포함한 중저소득 국가의 효과적인 보건 혁신 발굴·확산, 그리고 미래 보건을 이끌 인재 양성을 다룬다. 그리고 그간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고령친화적 케어 모델과 디지털 헬스, 데이터 활용 사례를 조사해 왔다. 이번 방문은 한국에서 운영 중인 민간 차원의 중간집 모델의 실제 운영 사례를 확인하고, 시설 구성과 관리 체계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방문에는 히로마사 오카야스(hiromasa okayasu) who wpro 데이터·전략·혁신부(data, strategy and innovation·dsi) 국장을 비롯해 미키코 칸다(mikiko kanda) 건강한 노화 기술책임자, 나타샤 쿡(natasha cooke) dsi 컨설턴트, 이종혁(jong hyuk lee) dsi 기술담당관이 참석했다.
하이닥도 민간 중간집 모델의 실제 운영 방식과 역할을 살펴보기 위해 취재차 케어허브를 찾았다. 현장에서 시니어의 회복과 일상 복귀를 지원하는 공간 구성과 프로그램, 건강관리 방식 등을 확인했다.
퇴원 이후 남는 '회복 공백'... 병원과 일상 사이 연결
케어허브가 주목하는 지점은 병원 치료가 끝난 이후다. 의료기관에서 질환을 치료하고 의학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됐더라도 근력 저하나 인지 기능 변화, 영양·수면 문제 등이 곧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케어허브는 1층 의원·라운지·상담 공간, 2층 실비아 캠퍼스·힐리언스 코어센터의 인지·신체 평가 및 프로그램 공간, 3층 체력단련·건강관리 공간, 3~5층 레지던스로 구성돼 있다. 대표단은 1층에서 운영 모델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각 층을 차례로 둘러보며 시설 구성과 프로그램 운영 방식을 확인했다.
조은경 케어허브 센터장은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이후에도 저하된 신체 기능을 회복하고 인지, 영양, 수면 등의 변화를 관리하기 위한 전환 기간이 필요하다"며 "케어허브는 병원 치료 이후 집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회복의 공백을 보완하는 역할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인지기능부터 보행·균형까지... 2층서 개인별 상태 평가
2층은 인지기능을 다루는 '실비아 캠퍼스(silvia campus)'와 신체 기능을 평가·관리하는 '힐리언스 코어센터(healience core center)'로 구성돼 있다. 실비아 캠퍼스에서는 기억력과 주의력, 반응 속도, 실행 기능, 언어 기능 등 인지 영역을 평가한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개인별 인지 웰니스 프로그램과 교육·훈련 세션을 구성한다.
같은 층에 마련된 힐리언스 코어센터에서는 근력과 보행, 균형, 관절 가동성 등 신체 기능을 평가한다. 이후 평가 결과에 맞춰 운동·기능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일정 기간 후 기능 변화를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다.
전체 관리 과정은 종합평가(assess), 개인화(personalize), 회복 및 관리(recover & manage), 일상 복귀(return)의 4단계로 구성된다. 입소자의 신체·인지 기능과 생활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이를 개인별 관리 계획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운동뿐만 아닌 식사·수면까지... 생활 전반을 관리 과정으로
3층에서는 개인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운동과 신체 기능 관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스마트 미러 등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운동 수행 과정과 신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관리 범위는 운동에만 그치지 않는다. 입소자가 시설에서 보내는 식사와 이동, 휴식, 수면 등 일상생활 전반을 관리 과정에 포함한다.
대사 건강 관련 지표도 함께 살핀다. 체성분과 혈압, 혈당, 심박변이도(hrv), 복약 상태 등을 확인하고, 이를 영양·운동·수면 등 생활습관 관리와 연계한다. 개별 지표를 단독으로 관리하기보다 여러 데이터를 함께 살펴 건강 상태 변화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4층 레지던스에는 비접촉 센싱·웨어러블 적용
4층에는 입소자가 실제 생활하는 레지던스 공간이 마련돼 있다. 침실과 욕실, 거실 등에는 레이더 기반 비접촉 센싱 기술이 적용돼 심박수와 호흡, 움직임 등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ai 기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생체신호 모니터링 시스템도 소개됐다. 반지 형태의 기기 '카트bp'를 이용한 혈압 측정 등 웨어러블 기반 건강관리 방식도 함께 적용되고 있다.
이날 히로마사 오카야스 who wpro dsi 국장은 레지던스룸에 설치된 디지털 웰니스 기기를 직접 체험했다. 대표단은 수면과 스트레스 상태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조은경 센터장은 수면과 인지 건강의 연관성을 설명하며 관련 장비를 활용한 관리 방식을 소개했다.
who wpro 방문단, 중간돌봄 모델의 해외 확장성에도 관심
시설 투어를 마친 방문단은 1층 라운지로 돌아와 케어허브 측과 국내 민간 중간집 모델의 운영 방식과 확장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향후 다른 개발도상국이나 지역에서도 이 같은 중간돌봄 모델을 연계·확대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보였다.
조은경 센터장은 "케어허브와 같은 민간 중간돌봄 시설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시설 자체뿐 아니라 이를 운영할 전문 인력과 교육 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에서 먼저 케어허브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성공 노하우를 토대로 다른 국가에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방문을 마무리하며 who wpro 방문단 관계자는 "민간 차원에서 집과 병원 사이의 중간 단계 케어를 어떻게 시도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병원 치료 이후와 가정 복귀 사이를 잇는 중간돌봄 모델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