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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마운자로, 청소년이 맞아도 될까?...GLP-1 비만치료제의 처방 기준 ①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등장으로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glp-1 등 장 호르몬의 작용 기전을 모방한 이 약물들은 뇌와 위장관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증진하며, 임상 연구에서 기존 비만 치료제 대비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 다만 해당 약물은 엄연한 질환 치료제이므로, 단순 미용 목적의 체중 감량을 위해 무분별하게 처방받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진복 원장(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은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환자의 연령과 체질량지수(bmi), 동반 질환, 체성분, 과거력 및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투여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의학적 편익과 잠재적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에게 두 약물의 작용 기전부터 환자 특성에 따른 세부 처방 기준까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어떤 원리로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나요?
과거 비만 치료에는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하는 중추성 식욕억제제가 주로 사용됐습니다. 교감신경을 자극해 식욕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입마름과 불면증, 두근거림, 예민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었습니다.
이후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이 개발되면서 비만 약물치료의 흐름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glp-1 수용체는 위장관과 뇌를 비롯한 여러 장기에 분포합니다. 약물이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하면 식욕이 줄고 포만감이 커집니다.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도 늦춰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도록 합니다.
먼저 개발된 삭센다는 하루에 한 번 투여해야 했지만, 이후 나온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합니다. 투여 편의성이 높아진 데다 체중 감량 효과도 이전 약물보다 크게 향상됐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두 약물의 차이점도 궁금합니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에 작용합니다. 마운자로의 성분인 터제파타이드는 glp-1과 gip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작용제입니다. 마운자로는 위고비 성분에 gip를 단순히 추가한 약은 아닙니다.
임상시험에서 위고비는 평균적으로 약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습니다. 마운자로는 용량에 따라 72주 동안 약 15~21%의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두 약물을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도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폭이 더 컸습니다. 다만 실제 감량 폭은 용량과 치료 기간,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위고비는 확증된 심혈관질환이 있는 과체중·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는 용도로도 국내 허가돼 있습니다. 마운자로는 국내에서 같은 적응증을 허가받지는 않았습니다.
두 약물 모두 구역·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마운자로의 감량 효과가 더 크다고 해서 부작용이 반드시 더 많거나, 반대로 위고비보다 무조건 적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반응과 사용 용량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실제 진료실에서 체감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많은 환자가 "하루 종일 먹을 생각만 했는데 그 생각 자체가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음식에 관한 끊임없는 생각을 일종의 소음에 빗대 '푸드 노이즈'라고 하는데, 약을 사용한 뒤 이 소음이 음소거된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음식에 대한 생각이 줄면서 다른 일에 집중하기도 수월해집니다.
일부 환자는 음식뿐 아니라 게임이나 술, 담배 등에 대한 욕구도 줄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glp-1 계열 약물을 중독 치료에 활용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으며, 섭식장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만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금연이나 알코올·마약 중독, 섭식장애 치료제로 허가된 것은 아닙니다. 섭식장애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우선이며, 약물 병용 여부도 담당 전문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단순한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 주사가 아니라 비만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치료제입니다.
성인은 초기 bmi가 30kg/㎡ 이상인 비만 환자가 투여 대상입니다. bmi가 27kg/㎡ 이상 30kg/㎡ 미만이라면 고혈압·이상지질혈증·제2형 당뇨병·폐쇄성 수면무호흡증·심혈관질환 등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어야 합니다. 약물로 얻을 수 있는 이점과 예상되는 부작용, 현재 건강 상태를 함께 평가한 뒤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청소년도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사용할 수 있나요?
두 약물은 사용할 수 있는 연령이 다릅니다. 위고비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만 12세 이상 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있지만, 마운자로는 국내에서 만 18세 미만의 체중 관리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되지 않았습니다.
위고비의 청소년 투여 대상은 연령과 성별에 따른 bmi가 성인 bmi 30kg/㎡ 이상에 해당하는 비만이면서 체중이 60kg을 초과하는 경우입니다. 칼로리를 줄인 식사와 신체활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최대 내약 용량 또는 주 1회 2.4mg으로 12주간 치료한 뒤에도 bmi가 5% 이상 감소하지 않았다면 치료를 중단하고 다시 평가해야 합니다.
비만하지 않은데도 처방을 원하는 사람은 어떻게 상담하나요?
원칙적으로는 bmi 등 국내 허가 기준을 설명하고,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 현재 치료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합니다.
다만 bmi만으로 모든 사람의 체형과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근육량이 많은 운동선수는 체지방이 많지 않아도 bmi가 높게 나올 수 있고, 반대로 bmi는 정상인데 체지방률과 내장지방이 높고 근육량이 부족한 '마른 비만'도 있습니다.
폐경 전후로 복부지방이 갑자기 늘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으면서 당뇨병 전단계나 이상지질혈증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체성분과 혈당·지질 수치, 현재 질환, 과거력과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다만 체지방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고비나 마운자로의 처방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 판단해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사용하거나 비정상적인 경로로 구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자신에게 적합한 관리 방법을 상담해야 합니다.
결혼식 등 이벤트를 앞두고 단기간만 사용해도 될까요?
비만에 해당하고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특정 일정이 있더라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 체중이고 체지방도 정상인 사람이 결혼식이나 공연, 입시 등을 앞두고 단기간 살을 빼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용에 관한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단기간에 체형을 바꾸기 위한 약이 아니라, 식사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비만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치료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