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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생 1위 암인데, 증상 뚜렷하지 않아... "박소담도 번아웃인 줄만 알았다"
배우 박소담(34)이 갑상샘암(갑상선암) 투병 과정을 자세히 밝혔다. 박소담은 2026년 8월 18일 방송된 mbc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 5회에 출연해, 영화 '유령' 촬영 당시의 무기력함과 우울감을 번아웃으로만 여겼으나 검사에서 목에 혹 13개가 발견되고 림프절(임파선) 전이까지 확인돼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소담은 2013년 단편영화 '더도 말고 덜도 말고'로 데뷔해 '검은 사제들'(2015), '기생충'(2019),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등에 출연한 배우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2021년 12월 13일 "박소담이 정기 건강검진 과정에서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고, 의료진 소견에 따라 수술을 마친 상태"라고 발표했다. 이번 방송은 그로부터 약 4년 8개월 만에 본인이 직접 당시를 설명한 자리다.
박소담이 진단받은 갑상샘암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 기관인 갑상샘에 생긴 암으로, 2023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다. 초기에는 아프지 않고 뚜렷한 증상도 없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갑상샘암은 왜 몸의 신호, 특히 피로로는 미리 알기 힘든 걸까. 이 질환의 특징과 함께, 목에서 어떤 변화가 보일 때 검사가 필요한지 짚어봤다.
2023년 새로 진단된 암 8건 중 1건이 갑상샘암
갑상샘암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암이다. 2026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암 28만 8,613건 가운데 갑상샘암은 3만 5,440건으로 전체의 12.3%를 차지해 1위였다. 여성에서는 2만 6,114건으로 유방암에 이어 2위, 남성에서는 9,326건으로 6위였다.
젊은 층에서 특히 많다. 같은 자료에서 갑상샘암 발생을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26.9%로 가장 많았고 50대 22.9%, 30대 20.7% 순이었다. 남녀 전체를 기준으로 10대부터 40대까지 가장 많이 발생한 암도 갑상샘암이었다. 진단 후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 유병자 수도 58만 7,292명으로 전체 유병자의 21.5%를 차지해 암종 가운데 가장 많았다.
목 앞 나비 모양 기관에 생기는 암, 10건 중 9건은 유두암
갑상샘은 목 앞쪽 튀어나온 부분, 즉 울대에서 2~3cm 아래에 있는 나비 모양 기관이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여기서 분비되는 갑상샘호르몬은 인체의 대사 과정을 촉진해 각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기관에 생긴 암이 갑상샘암이다.
종류는 여러 가지지만 실제로는 한 종류가 대부분이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유두암(papillary thyroid cancer)이 갑상샘암 가운데 가장 흔한 암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샘암의 97%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그다음으로 많은 것이 여포암이다. 유두암은 자라는 속도가 느린 편이고 치료 성적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로나 무기력만으로 갑상샘암을 의심하기는 어려워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몸이 보내는 전신 증상을 갑상샘암과 곧바로 연결하는 것이다. 박소담도 무기력함과 우울감을 겪었다고 말했지만, 암이 확인된 것은 그 증상 때문이 아니라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서였다.
외과 전문의 이이호 과장(창원파티마병원)은 "갑상선암 자체는 진행이 더뎌 피로나 무기력함 같은 전신 증상만으로 암을 의심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그런 증상이라면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 갑상샘 기능 이상, 만성 피로 증후군 등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는 갑상샘 연골 아래쪽과 양옆에서 단단하지만 아프지 않은 혹이 만져질 때, 혹(결절)이 하나만 있을 때, 결절이 4cm 이상일 때, 결절이 빠르게 자랄 때, 호흡곤란·성대마비(쉰 목소리)·삼킴 곤란이 있을 때 갑상샘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안내한다.
혹이 만져진다고 해서 곧 암인 것은 아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갑상샘에 혹이 만져져 검사를 받는 경우 약 5%가 암으로 진단된다. 확진은 초음파 검사와 함께, 가느다란 주사기로 갑상샘 세포를 뽑아 병리 검사를 하는 세침흡인세포검사(fine needle aspiration cytology)로 이뤄진다.
증상 없으면 일률 검진은 권고 안 해, 혹 만져지면 미루지 말아야
그렇다고 모두가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 제정위원회가 2015년 3월 내놓은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은 무증상 성인에게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샘암 검진을 일상적 선별검사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검진의 이득과 위해를 견줄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이며, 검진을 원하는 경우에는 이득과 위해를 설명한 뒤 시행할 수 있다. 권고안이 제시한 위해는 과진단 가능성, 수술에 따른 목소리 변화, 부갑상샘 기능저하로 인한 지속적인 칼슘제 복용, 절제 범위에 따른 갑상샘호르몬제의 영구 복용 등이다.
증상이 있으면 기준이 달라진다. 같은 권고안은 목에 만져지는 혹 등 임상 증상이 있는 경우 초음파를 포함한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이호 과장도 같은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목 앞쪽에 단단하고 통증 없는 혹이 만져지거나, 혹이 크거나 자라면서 목소리가 쉬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 나타날 때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